
호스필드육지거북, 넌 누구니?

가장 먼저, 우리가 함께할 친구가 어떤 아이인지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해요. 어디서 왔고,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알면 알수록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거든요!
작지만 강한 친구의 고향
호스필드육지거북의 고향은 중앙아시아의 척박하고 건조한 초원 지대입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같은 곳들이죠. 이곳은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며 겨울에는 꽤 쌀쌀해서 일교차가 아주 큰 환경이랍니다. 이런 극한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호스필드육지거북은 아주 특별한 생존 기술을 터득했어요. 바로 땅을 파는 능력! 이 친구들은 위협을 느끼거나, 너무 덥거나 추울 때 땅속 깊이 굴을 파고 들어가 스스로를 보호한답니다. 사육장에서도 흙을 파고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건 스트레스가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본능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의 비밀
호스필드육지거북은 다른 육지거북에 비해 등껍질(갑)이 비교적 납작하고 동그란 편입니다. 색깔은 모래나 흙과 비슷한 황갈색, 갈색 톤을 띠고 있고요. 다 자란 성체의 평균 갑장(등껍질 길이)은 보통 15~20cm 내외 로, 암컷이 수컷보다 조금 더 크게 자라는 경향이 있어요. 소형종 육지거북에 속해서 아파트 같은 실내 환경에서 키우기에도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 특징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앞발의 발가락이 4개 라는 점이에요! 대부분의 육지거북이 5개의 발가락을 가진 것과 비교되는 독특한 특징이죠. 이 튼튼한 네 발가락으로 땅을 정말 잘 판답니다.
얼마나 오래 함께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호스필드육지거북의 평균 수명은 야생에서는 20~30년 정도지만, 잘 갖춰진 사육 환경에서는 무려 40~50년, 혹은 그 이상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정말 긴 시간이죠? 단순히 몇 년 키우는 '애완동물'이 아니라,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을 함께하는 '반려생물'이라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해요. 입양을 결정하기 전에 내가 이 긴 시간 동안 책임감을 가지고 사랑으로 돌볼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셔야 한답니다.
건강한 동반을 위한 사육 환경 꾸미기

호스필드육지거북을 집으로 데려오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이 친구가 살아갈 안락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해요. "작은 사막"을 우리 집 안에 옮겨온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우리 집 속 작은 사막 만들기: 사육장과 바닥재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사육장과 바닥재입니다. 성체 기준 최소 가로 90cm(3자) 이상의 넓은 사육장 을 추천해요. 좁은 공간은 거북이에게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바닥재는 이 친구들의 본능인 '땅파기'를 충족시켜줄 수 있도록 건조한 환경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해요. 일반적으로 모래와 코코피트(야자 껍질 흙)를 6:4 또는 7:3 비율로 섞어 사용하거나, 사이프러스 바크 같은 제품을 많이 사용해요. 바닥재의 깊이는 최소 10~15cm 이상으로 깊게 깔아주어서 거북이가 몸을 숨기고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따뜻한 햇살은 필수랍니다!: 스팟과 UVB 램프
파충류에게 빛과 열은 생명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자연광을 직접 쬐기 어려운 실내 사육 환경에서는 두 가지 필수적인 램프를 설치해야 해요. 바로 스팟 램프(열) 와 UVB 램프(자외선) 입니다.
- 스팟 램프 : 거북이가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핫존(Hot Zone)'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핫존의 온도는 32~35℃ 사이 로 맞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 UVB 램프 :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3 합성에 필수적입니다. 이게 부족하면 등껍질이 무르거나 변형되는 대사성골질환(MBD) 이라는 무서운 병에 걸릴 수 있어요! 사막형 파충류에게 권장되는 10.0이나 12.0 제품을 하루 8~10시간 정도 켜주세요. UVB 램프는 수명이 있어서 6개월~1년 주기로 꼭 교체해 주어야 한답니다.
습도, 과유불급의 미학
호스필드육지거북은 건조한 지역 출신이지만, 그렇다고 습도가 아예 필요 없는 것은 아니에요. 너무 건조하면 오히려 호흡기 질환이나 등껍질의 과도한 건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적정 사육 습도는 40~60% 정도 를 유지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에요. 사육장 한쪽에 얕은 물그릇을 놓아두고, 부분적으로 습도를 유지해주는 은신처(습식 은신처) 를 마련해 주면 스스로 습도를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어린 개체의 경우, 등껍질이 예쁘게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적절한 습도 유지가 더욱 중요해요.
무엇을 먹고 쑥쑥 자라나요?

자, 이제 맛있는 밥 시간이에요! 호스필드육지거북은 초식성 동물로, 신선한 채소를 주식으로 한답니다. 올바른 먹이 공급은 건강과 직결되니 꼼꼼히 챙겨주세요!
매일매일 신선한 채소 뷔페
호스필드육지거북에게 가장 좋은 주식은 섬유질이 풍부하고 칼슘 함량이 높은 '야생초' 종류입니다. 봄, 여름에는 깨끗한 곳에서 직접 채집한 민들레, 질경이, 클로버, 뽕잎 등을 급여하면 최고예요! 하지만 도시에서는 쉽지 않으니,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들을 활용해야겠죠? 치커리, 청경채, 로메인 상추, 애호박 등이 좋은 주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추나 양상추처럼 수분 함량이 너무 높은 채소는 영양가가 거의 없어 주식으로는 부적합해요. 가끔 간식 정도로만 주세요.
칼슘, 뼈와 등껍질의 수호천사
야생에서는 다양한 풀을 먹으며 필요한 칼슘을 섭취하지만, 사육 환경에서는 칼슘이 부족해지기 쉬워요. 그래서 영양제 보충이 필수적입니다. 먹이를 줄 때마다 비타민 D3가 포함되지 않은 순수 칼슘제를 채소 위에 솔솔 뿌려서 급여해 주세요. (UVB 램프를 사용하고 있다면 D3 과잉을 막기 위해 D3 미포함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주 1~2회 정도만 D3 포함 종합 비타민제를 급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사육장 안에 갑오징어 뼈(Cuttlebone) 를 넣어주면 스스로 부족한 칼슘을 섭취하기도 한답니다.
물은 생명의 원천!
물그릇을 항상 비치해두는 것을 잊지 마세요! 거북이가 쉽게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낮고 넓은 형태의 물그릇이 좋습니다. 물이 깊으면 익사 위험이 있으니 꼭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 1~2회, 15~20분 정도 미지근한 물(30~32℃)에 온욕 을 시켜주면 수분 보충과 원활한 배변 활동에 큰 도움이 돼요. 온욕하는 동안 배변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사육장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어 일석이조랍니다!
호스필드와 친해지기 위한 몇 가지 팁

마지막으로, 우리 호스필드 친구들과 더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몇 가지 소소한 팁을 알려드릴게요.
땅 파기는 스트레스가 아닌 본능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호스필드육지거북에게 땅파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행동이에요. 사육장 구석을 계속 파거나 바닥재 속으로 파고들어 잠을 자는 모습을 보며 '혹시 우리 집이 마음에 안 드나?'라고 걱정하실 필요가 전혀 없답니다. 오히려 마음껏 땅을 팔 수 있도록 깊고 부드러운 바닥재를 제공해주는 것이 최고의 배려라는 점 , 잊지 마세요!
겨울잠, 꼭 재워야 할까요?!
야생의 호스필드육지거북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겨울잠(동면)을 잡니다. 하지만 사육 환경에서의 동면은 매우 까다롭고 위험 부담이 커요. 온도와 습도를 정밀하게 제어하지 못하면 동면 중 깨어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없는 초보 사육자분들은 동면을 시키지 않고, 겨울에도 여름과 같은 온도와 환경을 유지해주며 키우는 '비동면 사육'을 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바람직합니다.
매일매일 건강 체크리스트
매일 거북이의 상태를 간단하게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아요.
- 눈은 초롱초롱한지
- 콧물은 흘리지 않는지
- 밥은 잘 먹고 활발하게 움직이는지
- 등껍질은 단단한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세요. 만약 평소와 다른 이상 신호가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파충류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특수동물병원 에 방문해야 합니다. 아프기 전에 미리 집 근처의 특수동물병원을 알아두는 것도 현명한 집사의 자세겠죠? ^^
이야기를 마치며...
호스필드육지거북은 분명 손이 많이 가는 친구입니다. 매일 신선한 먹이를 챙겨줘야 하고, 온도와 습도, 램프까지 신경 쓸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하지만 여러분의 정성과 사랑 속에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성장하며 보여주는 그들만의 작은 몸짓과 교감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기쁨과 감동을 선사할 거예요.
느리지만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호스필드육지거북처럼, 우리도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며 긴 시간 동안 멋진 친구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가족, 호스필드육지거북과의 행복한 동행을 진심으로 응원할게요!